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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학 공부하면서 생각해요.
살아있다는 것에 대해.
나의 콧구멍을 동그랗게 만들어준
그 수많은 세포들의 일사불란한 계획.
올챙이의 손바닥처럼 시작한 나의 두 손에
가지런히 뻗은 이 열 개의 손가락들은
한치의 오차도 없는 완벽한 계획을 따라
태어나고, 분열하고, 또 죽었겠죠.
부모님에게 받은 유전자들은 각각
하나로 합쳐지고 또 두 개로 나뉘어
나라는 우연을 만들어 내었을테고,
당신 역시 이 험난한 확률을 뚫고
이렇게 내 옆에 태어났겠죠.
나의 피부 위에 기생하는 수많은 생물체들은
나의 호흡.
나의 영양분 그리고 나의 땀에 의존해
하루하루를, 아니, 한 시간
일분, 혹은 그보다
적은 그 찰나의 순간 동안
영광스럽게, 그리고
숭고하게 태어나지만
한 순간 나의 몸을 훑고 지나간
피할 수 없는 운명적인 죽음:
초록색 때밀이 타울앞에 서서히 잊혀지고 말겠죠.
분명 내가 먹은 김치찌개와 햄버거를 통해
나의 뇌 깊은 곳에서 만들어진 엔돌핀들은
기가 막힌 우연처럼 분비되어
내가 그대를 사랑하게끔 만들었을테고
놀랍도록 좁은 주파수의 범위에 반응하는 나의 달팽이관들은
그대의 목소리의 높낮이를 따라
촐싹맞게 춤춰대며
나를 즐겁게 하는 것이겠죠.
그대가 그대의 어머니 품속에 단 하나의 세포로 존재하였을
때
역시 점점 분열하여 동그란 포배를 만들었고
한쪽이 눌림에 따라 원장이 만들어지기도 했을 거에요.
그 작은 공간은 아마 그대 어머니의 품에 있던 공기로
가득 찼었을 테고,
아마도 그때 그대는
어머니와 완벽하게 하나가 된 생명체라 불렸겠죠.
시간이 지나고 그대가 태어났어도
그대의 뱃속 안에 숨어있는 그 작은 공간은
어머니의 뱃속에 있었던 공기를 그대로 머금은 채 태어났을
것이며
진정 그대가 어머니로부터 독립하여
하나의 생명체로 존재하기 시작한 순간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탯줄이 잘렸을 때가 아닌
그대가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방귀를
“뿡!”
하고 자랑스럽게 뀌었을 때
그대 몸 안에 남아있던 어머니의 공기가
빠져나간 그 순간이 아닐까요?
내가 대기중의 산소를 들이 마시고
이산화탄소를 내뿜지만
본질적으로 그 구성물질이 바뀌는 것은 아닐테죠.
이 세상에 살아왔던 모든 사람들은
살아가며 얼마나 많은 산소와 이산화탄소를
들이마시고 다시 내뿜었을까요?
그리고 그 조그마한 산소 분자들은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이 지구의 대기층에서 존재해왔을까요?
헤세, 간디, 올리버 삭스와 마이클 조던.
내가 좋아하는 모든 사람들의 몸 속에
잠시나마 존재했던 산소들을
나는 빠르게 들이마시고
조금의 아쉬움도 없이 내뱉어 버렸을지도 모르겠네요.
내가 지금 방금 들이마신 이 작은 한 숨에서도
예수의 콧구멍을 통과한 산소 분자들도 존재했을까요?
뉴욕에서 그대의 이름을 부르며
입술 밖으로 같이 내뱉은
나의 이산화탄소들은
캘리포니아의 해바라기들을 통과하여
다시 산소로 바뀌고
아프리카의 아기 사자들의 폐 속에 머물다
어느 무인도의 야자수에 흡수되고
고래를 따라 태평양 깊은 곳까지 내려갔다
하얗게 변한 민들레 밭을 통과하면서
언젠가는 인천에 있는 그대의 몸 안에
존재하게 되는 순간이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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